- 【Column】Don’t Waste the Heat from AI Data Centers: Donghae Should Explore Smaller AI Infrastructure and Turn Waste Heat into a Local Asset
요약 | Summary
▫ AI가 반드시 거대한 데이터센터에서만 작동해야 하는 시대가 계속될 것인가. 온디바이스 AI와 소형·분산형 데이터센터가 발전하면서 연산시설의 미래도 다양해지고 있다. 대규모 AI데이터센터를 추진하는 동해시도 거대 시설 유치에 머물지 않고 기술 변화 이후까지 내다보는 연구가 필요하다.
▫ Must AI always depend on massive data centers? As on-device AI and smaller distributed data centers advance, the future of computing infrastructure is becoming more diverse. Donghae, while pursuing a large-scale AI data center project, should also study how these technological shifts could reshape its long-term strategy.
▫ 특히 인구감소와 유휴건축물 증가라는 지역의 현실을 고려해 빈 건물 활용, 소규모 AI 연산거점, 데이터센터 폐열의 난방·온수 활용 가능성을 함께 연구해볼 만하다. 핵심은 ‘큰 데이터센터냐 작은 데이터센터냐’가 아니라 AI가 소비한 에너지와 발생한 열을 어떻게 다시 지역의 자산으로 돌려놓을 것인가에 있다.
▫ Given Donghae’s population decline and increasing number of underused buildings, the city could explore repurposing vacant properties for small-scale computing facilities and recovering data-center waste heat for heating and hot water. The real question is not simply “large or small data centers,” but how the energy consumed—and the heat produced—can be returned to the community as a local asset.
최근 BBC가 흥미로운 질문을 던졌다.
“데이터센터, AI 수요에도 점점 작아질까?”
세계 곳곳에서는 지금도 거대한 AI데이터센터가 건설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정반대의 기술적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퍼플렉시티의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CEO는 BBC가 소개한 팟캐스트 발언에서 미래에는 강력하고 개인화된 AI가 스마트폰과 같은 개인기기에서 직접 실행되는 시대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일부 AI 연산을 기기 자체에서 처리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BBC 기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간다.
영국에서는 세탁기 정도 크기의 소형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로 공공수영장을 데우는 사례가 등장했고, 소형 연산장치를 주택이나 사무실에 설치해 발생한 열을 난방에 활용하는 실험도 소개되고 있다.
읽으면서 문득 동해를 생각했다.
**이것을 우리 도시에서도 한번 연구해보면 어떨까.**
■ 인구는 줄고 건물은 남는다
동해와 같은 지방도시는 AI라는 새로운 산업을 바라보는 조건이 대도시와 다르다.
인구가 줄어들면 주택만 비는 것이 아니다.
상가가 비고 건물이 비고, 어떤 공간은 과거의 기능을 잃은 채 도시 안에 남게 된다.
그렇다면 AI 시대의 도시정책을 반드시 새로운 거대한 건물을 짓는 것에서만 출발해야 할까.
기존 건물 가운데 전력·통신·소방·보안 등의 조건을 갖출 수 있는 곳을 찾아 작은 AI 연산시설이나 엣지컴퓨팅 거점으로 활용할 가능성은 없는지 연구해볼 수 있다.
물론 빈 상가에 서버 몇 대를 설치한다고 데이터센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전력공급 능력과 통신망, 냉각, 소음, 소방, 건축물 용도, 보안 그리고 무엇보다 경제성이 맞아야 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연구와 실증**이다.
“빈 건물을 데이터센터로 만들자”가 아니라,
**“동해의 유휴건축물 가운데 미래의 분산형 AI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가”**
를 조사해보자는 것이다.
■ 더 흥미로운 것은 ‘열’이다
컴퓨터는 전기를 먹고 열을 내놓는다.
AI데이터센터에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고, GPU와 서버가 사용한 에너지의 상당 부분은 결국 열이 된다.
우리는 지금까지 데이터센터의 열을 주로 ‘식혀야 하는 것’으로 바라봤다.
냉각설비를 가동하고, 팬을 돌리고, 물이나 공기를 이용해 열을 외부로 내보낸다.
그런데 생각을 바꾸면 질문도 달라진다.
**왜 그 열을 그냥 버려야 하는가.**
겨울이 긴 동해에서 난방은 생활비이자 에너지 문제다.
데이터센터에서 나오는 열을 회수해 히트펌프 등을 거쳐 사용할 수 있다면 공공시설의 난방과 온수, 수영장, 복지시설, 숙박시설, 산업시설 등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
물론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과 동해에서 경제성이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열을 사용하는 시설까지의 거리, 폐열의 온도, 배관 설치비, 히트펌프 가동비, 계절별 열수요 등이 맞아야 한다.
그래서 이것 역시 구호가 아니라 **동해의 실제 조건을 넣은 타당성 연구**가 필요하다.
■ ‘큰 데이터센터가 사라진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한 가지는 분명히 해두고 싶다.
스마트폰에서 AI가 작동하고 작은 데이터센터가 늘어난다고 해서 거대한 AI데이터센터가 곧 필요 없어질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막대한 연산과 개인의 휴대전화에서 수행하는 AI 추론은 같은 문제가 아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소비가 앞으로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대형 데이터센터냐 소형 데이터센터냐’라는 양자택일이 아니다.
**대형·중형·소형 연산시설이 어떤 역할로 나뉘고 서로 연결될 것인지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동해도 마찬가지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대규모 AI데이터센터가 있다면 그 사업의 실현 가능성과 전력·용수·환경·지역경제 효과를 철저하게 확인해야 한다.
동시에 10년, 20년 뒤 AI 연산방식이 달라질 가능성까지 연구해야 한다.
대규모 사업 하나에 도시의 AI 미래 전체를 걸 필요는 없다.
■ 동해형 ‘AI 에너지 순환모델’을 연구해보자
나는 동해가 한 가지 연구를 시작했으면 한다.
이름을 붙인다면 **‘동해형 AI 에너지 순환모델’** 정도가 될 것이다.
구조는 의외로 단순하다.
**AI 연산 → 서버의 폐열 발생 → 열 회수 → 히트펌프 → 난방·온수 → 지역에서 재사용**
여기에 도시재생을 연결하면 또 다른 그림이 나온다.
**유휴건물 → 소규모 AI 연산거점 → AI교육·창업·산업 활용 → 폐열 회수 → 주변 시설 난방·온수**
가능한지부터 연구하면 된다.
안 된다면 왜 안 되는지 확인하면 된다.
가능하다면 작은 실증사업 하나부터 시작하면 된다.
공공시설이나 복지시설, 체육시설처럼 지속적으로 난방이나 온수가 필요한 시설 주변에서 시험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성공한다면 확대하고, 경제성이 없다면 중단하면 된다.
그것이 연구의 역할이다.
■ 그리고 현재 추진되는 대형 데이터센터에도 물어보자
이 발상은 소형 데이터센터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동해에 추진되는 대규모 AI데이터센터에서 더 중요한 질문이 될 수도 있다.
데이터센터가 막대한 전력을 소비한다면 그만큼 많은 열도 처리해야 한다.
그렇다면 시민의 입장에서는 물어볼 수 있다.
“이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은 얼마나 되는가.”
“그 열은 전부 대기로 방출되는가.”
“일부라도 회수해 지역의 난방·온수·산업에 사용할 방법은 없는가.”
지금까지 우리는 데이터센터를 이야기하면서 투자금액, 전력사용량, 물 사용량, 일자리와 세수를 주로 이야기했다.
앞으로는 **폐열 역시 지역상생의 항목**으로 넣어볼 필요가 있다.
■ 데이터센터가 남기는 것은 건물만이어서는 안 된다
대규모 산업시설이 들어오면 지역은 많은 것을 내어준다.
땅이 필요하고, 전력이 필요하고, 물이 필요하며 도로와 각종 기반시설도 필요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역도 질문해야 한다.
그 시설이 수십 년 동안 가동되고 난 뒤 **도시에 무엇이 남는가.**
세수와 일자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산업기술이 남고, 사람이 남고, 교육이 남고, 지역기업이 성장하고, 에너지까지 지역사회와 공유되는 구조라면 산업시설과 도시의 관계는 달라질 수 있다.
AI데이터센터의 폐열까지 도시의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더욱 그렇다.
■ 동해가 ‘AI를 유치한 도시’를 넘어선다면
동해가 AI데이터센터를 유치했다는 사실만으로 미래도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시설을 이용해 지역의 산업과 교육, 에너지와 도시재생을 어떻게 바꾸느냐가 더 중요하다.
대형 AI데이터센터를 추진하면서 동시에 작은 AI도 연구하는 도시.
새 건물을 짓는 동시에 비어가는 건물의 새로운 쓰임을 고민하는 도시.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시설을 유치하면서 그곳에서 발생하는 열 한 조각까지 시민에게 돌려줄 방법을 찾는 도시.
그런 접근이라면 데이터센터를 바라보는 질문도 달라질 것이다.
“얼마나 큰 데이터센터를 유치했는가”에서
“그 데이터센터를 통해 도시가 무엇을 얻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로.
AI 기술은 빠르게 변한다.
오늘의 거대한 데이터센터가 20년 뒤에도 지금과 똑같은 모습일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그래서 동해도 지금 당장의 투자규모만 볼 것이 아니라 기술이 달라진 다음까지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그 연구의 출발점은 의외로 아주 작은 질문일지도 모른다.
AI가 사용한 전기는 사라지지 않고 열이 된다.
그렇다면 그 열을 왜 그냥 버려야 하는가.
동해가 한번 연구해볼 만한 질문이다.
지형덕 | 시사K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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