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inion] Lessons from Gangneung’s AI Data Center Dispute: Donghae Must Fast-Track Community Benefits Too
- 전력 여유와 공급 가능성은 다른 문제…동해시는 인허가 검토 근거와 주민 참여·지역기업·인재육성 실행계획을 공개해야
- Available generation does not guarantee deliverable power. Donghae should disclose its review findings and concrete plans for residents, local businesses and workforce development.
지형덕|시사K뉴스
강릉 AI데이터센터 유치를 둘러싼 정치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시민이 확인해야 할 핵심은 정당 간 비난의 강도보다 사업의 실제 준비 수준이다. 무엇이 확정됐고 무엇이 협의 중인지, 전력과 부지 등 필수 조건은 어느 단계까지 확보됐는지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국민의힘 강원지역 국회의원들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우상호 강원도지사의 선거 당시 강릉 AIDC 유치 발언을 문제 삼아 사퇴를 요구했다. ‘사기 공약’이라는 표현은 정치권의 주장이다. 선거법 위반 여부와 별개로, 공약 발표의 근거와 실제 협의 단계를 자료로 설명할 책임은 남는다.
우 지사는 지난 14일 도의회에서 변전소 문제를 미처 예상하지 못한 점을 자신의 불찰이라고 인정했다. 전력 총량과 용수, 부지 확보 가능성을 검토했지만, 이후 현장 확인 과정에서 전력 공급에 필요한 변전소 제약을 알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 대목은 강릉을 넘어 강원권 데이터센터 정책 전반에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할 여력이 있다는 것과, 필요한 장소에 필요한 시점부터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점이다.
**‘유치’라는 말에 서로 다른 단계를 묶어서는 안 된다**
기업과의 협의, 업무협약, 투자 결정, 전력 공급 확보, 건축허가, 착공은 구분해야 한다. 한 단계가 진행됐다고 다른 조건까지 모두 충족됐다고 볼 수는 없다.
지방정부는 사업을 설명할 때 이 차이를 시민에게 알려야 한다. 총투자 구상과 당장 집행할 투자, 장기 시설 규모와 최초 허가 규모를 나눠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시민도 기대효과와 불확실성을 함께 판단할 수 있다.
이는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키기 위한 요구가 아니다.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고, 발표 이후 드러나는 문제로 행정과 기업의 신뢰가 손상되는 일을 줄이기 위한 기본 원칙이다.
동해의 패스트트랙, 무엇을 확인하며 빨라졌는가
동해 사업에서도 신속한 행정 지원은 중요한 정책 방향이었다. 강원도 공식 소식지는 지난 7월 협약 내용으로 인허가 패스트트랙과 실무협의체 구성·운영 등을 소개했다.
행정절차의 중복을 줄이고 관계기관 협의를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필요하다. 다만 시민에게는 절차가 얼마나 빨라졌는지와 함께, 그 과정에서 무엇을 검토하고 어떤 조건을 확인했는지 설명해야 한다.
동해시는 첫 100MW급 데이터센터에 대해 관계부서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지난 1일 건축허가를 처리했다는 보도가 있다. 따라서 시장이 아무 준비 없이 결재만 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대신 그 협의에서 전력·용수·환경·안전 문제를 어떻게 다뤘는지, 허가 조건과 후속 확인 사항은 무엇인지 공개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강릉 사업의 제약이 동해에도 똑같이 존재한다고 볼 수는 없다. 두 사업의 준비 수준과 기반시설 조건은 각각 확인해야 한다. 동해에 필요한 것은 추측에 따른 안심이나 비판이 아니라, 자체 사업계획을 검증할 수 있는 자료다.
상생 준비도 시민이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동해시가 인재육성과 지역산업을 전혀 준비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시는 지난 9월 인공지능위원회 구성과 AI 산업·일자리·인재육성 과제 구체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자문기구를 구성하는 일과 주민·기업이 체감할 실행계획을 마련하는 일은 구분된다. 시민에게 필요한 답은 구체적이다.
지역업체는 어떤 업무에 참여할 수 있는가. 언제 어떤 자격으로 지원할 수 있는가. 운영 단계에는 어떤 직무가 필요한가. 지역 청년은 어디에서 교육받고 어떻게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는가. 이를 누가 책임지고 어떤 예산으로 추진할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지역상생이 사업의 한 축으로 작동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주민 상생협의체, 구성 현황부터 밝혀야 한다
지난 9월 30일 주민설명회에서는 열섬·소음 등 생활환경 우려와 함께 상생협의체 구성, 실질적인 지원책을 요구하는 의견이 나왔다. GS 측은 추가 설명회에서 대책과 시뮬레이션 등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지금 확인해야 할 것은 그 이후의 진행 상황이다. 상생협의체의 구성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대표와 위원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는지, 첫 회의와 후속 설명회는 언제 열리는지 알려야 한다.
주민 상생협의체와 행정 지원을 위한 실무협의체, AI 정책 자문기구는 목적이 다르다. 행정과 기업의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주민 참여가 충분히 보장됐다고 볼 수는 없다.
협의체에는 영향을 받는 주민과 지역 경제계, 교육·청년 분야, 전력·환경 등 전문가가 참여할 필요가 있다. 질문과 답변, 의견 반영 여부를 공개해야 활동의 실효성을 시민이 판단할 수 있다.
상생과 인재육성은 준공 뒤로 미룰 수 없다
상생을 시작하기에 적절한 시점은 공사와 계약, 인력 준비가 진행되는 지금이다.
지역기업 참여는 업무가 모두 선정된 뒤 논의하면 늦을 수 있다. 기업이 필요한 자격과 기준을 미리 알고 준비할 기회가 있어야 한다. 인재육성 역시 운영 인력을 뽑을 때 시작해서는 교육·실습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
착공 단계부터 기업의 직무 수요를 파악하고, 교육기관과 과정을 설계하며, 청소년 진로교육과 청년 직무기초교육을 시작할 수 있다. 이후 실습·인턴십·채용 지원으로 연결하되, 교육 인원과 실제 채용 실적은 나눠 확인해야 한다.
GS는 상생 약속의 담당 법인과 예산, 일정을 제시해야 한다. 동해시는 기업과 교육기관, 지역업체와 주민을 연결하고 이행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
시장에게 필요한 것은 지원과 검증을 함께 이끄는 의지다
동해시장의 역할은 투자 유치와 허가 단계에서 끝나지 않는다. 사업이 시민의 삶과 지역경제에 어떤 결과를 남기는지까지 살펴야 한다.
전력·용수·환경·교육·고용이 여러 부서의 업무로 나뉘더라도, 시민에게는 하나의 사업이 가져오는 변화다. 시장이 목표와 책임 주체를 정하고, 부서별 검토를 종합해 설명해야 한다. 동해소식지와 시 홈페이지에 확정 사항, 검토 사항, 주민 질문과 답변, 상생 이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공개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강릉의 논란을 정쟁으로만 소비한다면 동해가 얻을 교훈도 사라진다. 모든 행정과 기업에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발표는 근거를 갖췄는가. 기반시설은 준비됐는가. 주민은 판단할 정보를 받았는가. 지역의 혜택은 실행계획으로 마련됐는가.
**인허가에는 속도를 내면서 시민 참여와 인재육성은 뒤로 미룬다면 지역의 신뢰를 확보하기 어렵다. 동해시장은 행정 지원에 쏟는 추진력을 상생계획의 구체화와 공개에도 보여줘야 한다.**
동해 AI데이터센터의 성과는 시설의 크기와 함께, 지역 사람과 기업이 얻는 성장의 기회로 평가받아야 한다.
※ 필자 지형덕은 (사)동해미래발전시민위원회 미래산업특별위원회 집행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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