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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의 내일을 묻다 Ⅱ》 제8편 동해의 이야기는 누가 전해야 하는가

  • #지형덕 기자
  • 입력 2026.08.19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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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선9기, 이제는 ‘지역언론 생태계’를 키워보자

지형덕 | 시사K뉴스 기자


동해시에는 크고 작은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민선9기 새로운 집행부가 출범하면서 필자는 한 가지 작은 듯하지만 결코 작지 않은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다.


바로 동해시의 홍보정책과 지역언론의 문제다.


지방자치단체는 시민들에게 정책을 알리고 관광객과 투자자에게 도시를 홍보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다.


신문과 방송, 인터넷신문, SNS, 유튜브, 옥외광고 등 홍보 수단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해졌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번 질문해 보고 싶다.


동해시의 홍보예산은 지금 변화한 미디어 환경에 맞게 사용되고 있는가.


그리고 더 근본적인 질문이 있다.


동해의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전달할 ‘동해의 언론’을 우리는 제대로 키우고 있는가.


강원일보와 강원도민일보의 역할은 분명하다


강원일보와 강원도민일보는 오랜 역사를 가진 강원특별자치도의 대표적인 지역신문이다.


강원도 전체를 취재하고 도내 현안을 공론화하면서 지역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따라서 동해시가 이들 언론을 활용해 시정을 홍보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광역 단위의 영향력을 가진 언론을 통해 동해시의 정책과 관광, 산업을 강원도 전체에 알리는 것은 필요하다.


문제는 균형이다.


과거 강원지역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언론 관련 예산이 양대 지방신문에 과도하게 편중돼 있다는 문제 제기가 실제로 있었다.


동해시 역시 과거 시정홍보 기획보도를 위해 양대 신문에 홍보비를 집행했던 공식 기록이 존재한다.


그러나 현재 동해시의 전체 언론홍보비 가운데 두 신문이 정확히 얼마를 차지하는지는 최신 언론사별 집행내역을 확인한 뒤 판단해야 한다.


그래서 필자는 이번 글에서 “얼마가 편중됐다”고 단정하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새 집행부에 제안하고 싶다.


이번 기회에 공개해 보자는 것이다.


‘언론홍보비 공개제’를 제안한다


동해시가 매년 집행하는 언론 관련 홍보비를 매체별로 시민에게 공개하면 어떨까.


신문, 방송, 인터넷신문, 지역매체 등 매체 유형별 집행액과 함께 개별 매체의 집행액, 홍보 목적과 성과까지 일정한 기준으로 공개하는 것이다.


언론사 주최 행사에 예산이 지원된다면 그것도 별도로 공개하면 된다.


행사가 지역경제와 시민 화합, 관광객 유치에 어떤 효과를 냈는지도 평가하면 된다.


신문사가 주최했다고 지원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효과가 있다면 지원할 수 있다.


다만 시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만큼 언론사의 규모나 역사만으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공익성과 효과성이라는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자는 것이다.


시대가 달라졌다


과거에는 신문 한 면에 동해시 광고를 게재하면 많은 강원도민에게 전달될 수 있었다.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시민들은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본다.


여행자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블로그와 검색을 통해 동해를 발견한다.


동해항과 북방경제에 관심 있는 기업인은 포털 검색을 통해 기사를 찾아본다.


묵호를 여행하려는 젊은이들은 종이신문보다 영상과 사진, SNS 후기에서 먼저 정보를 얻는다.


그렇다면 홍보예산의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신문의 발행부수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도달률을 보고, 클릭과 검색 노출을 보고, 영상 조회와 콘텐츠 확산력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


그런데 ‘동해의 언론’은 누가 키우는가


여기서 필자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꺼내고 싶다.


동해에는 동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언론과 지역 콘텐츠 생산자들이 있다.


규모는 작을 수 있다.


전국적인 인지도도 높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갖는 장점은 분명하다.


동해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묵호시장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고,


망상지구가 왜 중요한지 알고,


동해항의 변화가 지역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고,


천곡동 상가의 빈 점포가 늘어나는 것을 현장에서 보고,


묵호 골목을 찾는 여행자의 변화까지 매일 접한다.


지역언론의 경쟁력은 어쩌면 바로 여기에 있다.


지역을 매일 바라보는 눈이다.


‘지원’이 아니라 ‘생태계’를 만들자


그렇다고 동해시에 “지역언론에 돈을 더 나눠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필자의 생각과 다르다.


그것은 자칫 또 다른 나눠먹기가 될 수 있다.


필자가 제안하고 싶은 것은 지역언론 육성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동해시가 일정한 기준을 만들어 지역 기반 언론과 콘텐츠 제작자에게도 공정하게 참여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동해시에 취재 기반을 두고 있는가.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기사를 생산했는가.

자체 취재기사를 얼마나 생산하는가.

시정 보도자료를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현장을 취재하는가.

정정보도와 언론윤리 기준을 지키고 있는가.

온라인에서 시민들에게 실제로 얼마나 전달되는가.

이러한 지표를 만들고 공개적으로 평가하면 된다.


그리고 기준을 충족하는 언론이라면 규모가 작더라도 시정홍보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동해형 로컬미디어 육성사업’도 생각해보자


한 걸음 더 나아가 동해형 로컬미디어 육성사업을 제안한다.


단순한 광고비 지급 방식이 아니라 좋은 지역 콘텐츠를 생산하도록 경쟁시키는 것이다.


‘동해항의 미래’

‘묵호의 관광’

‘청년이 바라본 동해’

‘동해의 골목상권’

‘망상지구 10년의 기록’

‘동해의 사람들’


같은 주제를 놓고 지역언론과 영상제작자, 청년 크리에이터 등이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좋은 콘텐츠를 선정해 제작비를 지원하고 결과물은 시민에게 공개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기사와 영상이 전국으로 확산된다면 그것 역시 훌륭한 도시홍보다.


언론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동해의 콘텐츠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새 집행부의 ‘개방형 브리핑실’을 주목한다


그래서 필자는 민선9기 동해시가 추진하는 언론정책의 변화에 관심을 갖는다.


동해시는 최근 시의회 업무보고에서 ‘신속한 양방향 언론 소통 강화’를 위해 기존 상주형 브리핑실을 개방형·공유형 브리핑실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모든 언론이 함께 사용하는 공식 브리핑 공간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작은 변화처럼 보이지만 의미가 있다.


그 철학을 한 단계 더 확대해 보면 어떨까.


공간만 개방하지 말고 정보도 개방하고, 홍보기회도 개방하는 것이다.


큰 언론과 작은 언론을 똑같이 대우하라는 뜻은 아니다.


역할과 영향력이 다르다면 홍보효과 역시 다르게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출발선에 설 기회와 평가기준은 투명해야 한다.


지역언론이 강해야 도시의 기록이 남는다


지역언론을 육성해야 하는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기록이다.


강원도 전체를 취재하는 언론사가 동해의 모든 골목과 사람을 매일 기록하기는 어렵다.


중앙언론은 더욱 그렇다.


결국 10년 뒤 우리가 오늘의 동해를 돌아보려고 할 때 가장 많은 기록을 남겨놓을 사람들은 지역에서 활동했던 기자와 미디어들일 가능성이 크다.


지역언론은 행정을 칭찬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비판만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도시의 오늘을 기록하고 시민의 질문을 대신하는 것이 지역언론의 중요한 역할이다.


그런 언론이 다양하게 존재해야 행정에도 도움이 된다.


때로는 잘한 정책을 시민에게 알리고,

때로는 행정이 미처 보지 못한 문제를 지적하고,

때로는 시민의 아이디어를 정책으로 연결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


민선9기에 제안한다

새로운 동해시 집행부에 제안한다.


동해시 언론홍보 정책을 한번 전면적으로 들여다보자.


어느 언론에 얼마가 집행됐는지,


신문과 방송, 인터넷매체의 비중은 어떻게 되는지,


언론사 주최 행사에는 얼마가 지원됐는지,


그 홍보와 행사가 실제 어떤 효과를 냈는지를 시민 앞에 공개해 보자.


그리고 그 결과를 토대로 새로운 원칙을 만들자.

 

광역 언론은 광역 언론의 역할대로 활용하고,

방송은 방송의 장점을 활용하고,

지역의 자생언론과 디지털미디어에도 성장할 기회를 주자.

 

기득권을 없애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미디어 환경이 변한 만큼 시민의 세금으로 집행되는 홍보정책도 변하자는 이야기다.


동해의 내일을 묻는다.


우리는 앞으로도 ‘유명한 언론에 동해를 홍보하는 도시’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동해를 가장 잘 아는 언론과 콘텐츠 생산자를 스스로 키우는 도시’가 될 것인가.


좋은 지역언론 하나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10년 동안 지역을 기록한 언론은 10년이 지나야 만들어진다.

그래서 지금 시작해야 한다.

동해의 이야기를 가장 오래, 가장 깊이 전할 사람은 결국 동해에 남아 있는 사람들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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