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정책칼럼] 동해의 내일을 묻다 ⑲사람은 주소를 옮기기 전에 마음부터 옮긴다

  • #지형덕 기자
  • 입력 2026.08.01 08:21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 Asking Tomorrow of Donghae

좋은 질문이 도시의 미래를 만듭니다.

Good Questions Shape the Future of a City.


-동해의 미래는 정주인구보다 관계인구에서 시작될지도 모른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지방도시는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인구가 줄고 있다.

청년은 떠나고,

출생은 감소하며,

학교는 학생이 줄고,

골목은 점점 조용해진다.

그래서 많은 지자체는 "어떻게 하면 사람을 더 많이 이사 오게 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물론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제는 한 가지 질문을 더해야 한다.

사람은 과연 주소부터 옮길까, 아니면 마음부터 옮길까.

한 사람이 새로운 도시에 정착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여행자로 온다.

그다음에는 다시 찾아온다.

좋은 기억이 쌓이면 자주 머문다.

지역 사람들과 인연이 생긴다.

언젠가는 한 달 살기를 하고,

재택근무를 하며,

작은 일을 시작하기도 한다.


그리고 어느 날,

"이곳에서 살아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생긴다.

정착은 행정절차보다 먼저 마음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최근 지역정책에서는 관계인구라는 개념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관계인구란 주민등록을 옮긴 사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정기적으로 지역을 찾는 여행자,

지역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

지역 상품을 꾸준히 구매하는 사람,

온라인으로 지역과 연결된 사람,

고향은 아니지만 애정을 갖고 응원하는 사람까지 포함하는 폭넓은 개념이다.

이들은 당장 주민은 아니지만, 지역의 가장 든든한 미래 자산이 될 수 있다.


동해에는 이미 많은 관계인구의 씨앗이 있다.

주말마다 묵호를 찾는 여행자,

울릉도로 가기 전 하루를 머무는 관광객,

논골담길을 다시 걷고 싶어 하는 사람,

묵호등대의 일몰을 잊지 못하는 사람,

중앙시장의 맛을 그리워하는 사람,

그리고 작은 찻집에서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엽서를 남기고 가는 여행자들.

 

이들은 아직 동해 시민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 마음만큼은 동해와 연결되어 있다.

관계는 우연히 생기지 않는다.

좋은 경험이 있어야 다시 찾는다.


다시 찾으면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면 애정이 생기며,

애정은 결국 지역을 응원하는 힘이 된다.


그래서 도시는 사람을 붙잡으려 하기보다,

다시 오고 싶은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세계 여러 도시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

단순히 관광객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지속적으로 연결되는 사람을 늘리는 데 집중한다.


한 달 살기,

워케이션,

예술가 레지던시,

지역 축제,

시민 참여 프로그램,

자원봉사,

지역학교와 연계한 교육여행.

이 모든 것은 관계를 만드는 정책이다.

 

동해에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묵호는 이미 '하룻밤 머물고 싶은 항구'라는 매력을 갖고 있다.


서울역에서 KTX를 타면 닿을 수 있고,

바다와 골목,

시장과 등대,

차 한 잔의 여유가 함께 있는 도시다.

여기에 워케이션 공간,

창작자 레지던시,

청년 창업공간,

장기 체류 프로그램이 더해진다면,

동해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삶을 경험하는 도시가 될 수 있다.

 

특히 AI 시대에는 일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사무실이 아니라 어디에서든 일할 수 있는 직업이 늘어나고 있다.


중요한 것은 회사와의 거리보다 삶의 질이다.


바다가 보이는 도시,

걸어서 시장을 갈 수 있는 도시,

퇴근 후 등대까지 산책할 수 있는 도시,

사람들이 서로 인사하는 도시.

이런 일상이 새로운 경쟁력이 된다.


동해시는 이제 관광정책과 인구정책을 따로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

좋은 관광은 관계인구를 만들고,

관계인구는 생활인구가 되며,

생활인구는 결국 정주인구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이 세 가지는 하나의 흐름이다.

그래서 관광은 소비가 아니라 미래의 시민을 만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행자가 도시를 '스쳐 가는 사람'이 아니라 '다시 만날 사람'이 되도록 해야 한다.


여행자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지역 소식을 계속 전하며,

계절마다 다시 올 이유를 만들고,

시민과 여행자가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늘려야 한다.


한 번의 방문이 오랜 인연으로 이어질 때 도시는 비로소 성장한다.

동해에는 이미 그 가능성이 곳곳에 보인다.

 

묵호에서 엽서를 쓰는 여행자,

골목에서 사진을 찍는 청년,

시장에서 단골이 된 외지인,

매년 같은 계절에 찾아오는 가족.


이들은 숫자로는 관광객이지만,

도시의 미래라는 관점에서는 관계인구다.

그들은 동해를 기억하고,

동해를 이야기하며,

다른 사람에게 동해를 추천한다.

그 자체가 도시의 가장 강력한 홍보다.


앞으로 동해시는 "몇 명이 다녀갔는가"보다

"몇 명이 다시 돌아왔는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관광객 수는 하루의 성과를 보여준다.

하지만 재방문율은 도시의 품격을 보여준다.

한 번 방문한 사람이 두 번, 세 번 찾아오고,

결국 이곳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성공한 도시정책일 것이다.


동해는 바다를 가진 도시다.


그러나 바다만으로 사람은 머물지 않는다.

사람을 머물게 하는 것은 따뜻한 인사,

골목의 기억,

작은 가게,

항구의 풍경,

그리고 자신을 반겨주는 사람들이다.

사람은 주소를 옮기기 전에 마음부터 옮긴다.

동해가 먼저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이사 간다면,

언젠가는 그들의 삶 속에도 자연스럽게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오늘의 질문


동해를 다녀간 여행자들은 단순한 관광객일까요, 아니면 미래의 시민일까요?

우리는 그들을 소비자로만 만나고 있지는 않을까요?


다시 찾아오고 싶은 이유,

오래 머물고 싶은 환경,

그리고 언젠가 "여기에서 살아보고 싶다."라고 말하게 만드는 도시.

그것이 앞으로 동해가 준비해야 할 가장 큰 경쟁력이 아닐까요?


『동해의 내일을 묻다』는 시민과 함께 동해의 미래를 생각하는 정책·미래 칼럼입니다.

우리는 정답보다 더 좋은 질문을 던지고, 비판보다 더 나은 대안을 함께 찾습니다.

도시는 행정과 기업, 그리고 시민이 함께 만들어 가는 공동의 미래입니다.


다음 편에서 다시 묻겠습니다.

ⓒ 시사K뉴스 & www.sisak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추천뉴스

  • “글로컬 비전으로 혁신,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GREAT 강원도립대학교”
  • 동해 AIDC 지역상생, 특정 업체 추천보다 ‘만남의 장’이 먼저다
  • 동해시 묵호동·시흥시 배곧1동, 주민자치 교류 ‘맞손’
  • 동해시, 2027년 제21기 청소년참여위원회 신규 위원 모집
  • 동해시, 고병원성 AI 등 가축전염병 차단 ‘생석회’ 지원 11월 10일까지 신청 접수
  • 건물만 짓는 도시재생은 옛말..동해시, 삼색삼화플랫폼에‘스크린파크골프장’문 열었다
  • DHAI 데이터센터, 사고 나면 보험은 감당할 수 있나…동해 시민도 알아야 할 위험관리
  • 동해 AIDC ‘지역상생’ 약속, 질문에 답하고 실행으로 증명해야
  • 원주시, ‘제3기 민간전문가 및 공공건축심의위원’ 위촉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정책칼럼] 동해의 내일을 묻다 ⑲사람은 주소를 옮기기 전에 마음부터 옮긴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