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산업 생태계가 도시의 미래를 결정한다
동해의 내일을 묻다 ②
데이터센터만으로는 부족하다
AI 산업 생태계가 도시의 미래를 결정한다
동해시에 AI 데이터센터 캠퍼스가 들어선다는 소식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대한민국이 AI 산업 경쟁력을 국가 전략으로 삼고 있는 지금, 동해가 그 변화의 흐름 속에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은 의미가 작지 않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데이터센터가 들어오는 것과 AI 도시가 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기대는 실망으로 바뀔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은 데이터센터를 공장처럼 생각한다.
큰 건물이 들어서고 많은 사람이 일하며 지역경제가 살아날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르다.
최신 AI 데이터센터는 대부분 자동화되어 운영된다. 건설 단계에서는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만, 운영 단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으로도 관리가 가능하다.
물론 투자 자체의 의미는 크다.
그러나 투자와 지역경제 활성화는 자동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바로 이 지점에서 도시의 전략이 필요하다.
AI 시대의 경쟁력은 서버의 숫자가 아니라 사람과 기업이 모이는 환경에서 나온다.
좋은 인재가 오고,
좋은 기업이 창업하고,
연구기관이 자리 잡고,
투자가 이어질 때 비로소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세계의 AI 중심 도시들이 성장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데이터센터가 도시를 키운 것이 아니라, 데이터센터를 계기로 더 많은 혁신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동해는 이미 여러 강점을 갖고 있다.
항만이 있다.
에너지 인프라가 있다.
산업단지가 있다.
그리고 수도권보다 넓은 확장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강점은 활용할 때 비로소 경쟁력이 된다.
이제 동해는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AI 전문기업은 어떻게 더 유치할 것인가.
청년 인재는 어떻게 머물게 할 것인가.
대학과 연구기관은 어떤 방식으로 연결할 것인가.
AI를 해양산업, 에너지, 물류, 관광과 어떻게 융합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동해의 미래를 결정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일이다.
AI 데이터센터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그 다음에는 AI 소프트웨어 기업이 와야 한다.
그 다음에는 연구개발센터가 들어와야 한다.
창업기업이 성장해야 하고, 투자자가 찾아와야 한다.
교육기관은 AI 인재를 길러야 한다.
이런 연결이 하나둘 만들어질 때 비로소 도시는 새로운 산업의 중심지가 된다.
행정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행정은 기업이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동시에 기업 한 곳에 의존하지 않는 산업 구조를 준비해야 한다.
기업은 시장을 보고 움직인다.
그러나 도시는 다음 세대를 바라보고 준비해야 한다.
그것이 지방정부의 역할이다.
동해시는 지금 중요한 출발선에 서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매우 큰 기회다.
그러나 그 기회는 저절로 도시의 미래를 바꾸지 않는다.
미래를 바꾸는 것은 결국 사람이고, 교육이며, 기업이고, 행정이며, 시민의 참여다.
도시는 시설로 성장하지 않는다.
사람과 아이디어, 그리고 연결로 성장한다.
오늘 동해가 준비하는 작은 전략 하나가 10년 뒤 동해의 산업지도를 바꿀 수도 있다.
AI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이제 중요한 것은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한 도시가 아니라,
AI 산업 생태계를 완성하는 도시가 되는 일이다.
그것이 동해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진짜 미래다.
글:지형덕/시사k뉴스 기자
"좋은 도시는 행정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민과 기업, 행정이 함께 만들어 갑니다."
『동해의 내일을 묻다』는 시민 여러분과 함께 동해의 미래를 생각하는 정책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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