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선을 위한 결의가 아닌 국가와 국민을 위한 희생의 정치가 그리운 시대
삭발의 의미를 묻다
당선을 위한 결의인가, 시대를 위한 헌신인가
선거철이 되면 정치권에는 익숙한 풍경이 반복된다. 단식이 등장하고, 큰절이 이어지고, 때로는 삭발이 이어진다. 머리카락을 자르는 행위는 오랫동안 결의와 저항, 참회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그래서 국민은 삭발한 정치인을 보며 그의 진정성을 읽으려 한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국민의 마음속에는 하나의 질문이 남아 있다.
"그 삭발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자신의 당선을 위한 것인가.
자신이 속한 정당의 승리를 위한 것인가.
아니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인가.
정치는 본래 공동체를 위한 행위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를 "공동선을 실현하는 가장 고귀한 활동"이라고 말했다. 정치의 목적은 개인의 성공이 아니라 공동체의 행복에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오늘날 정치 현실은 어떠한가.
선거가 다가오면 많은 정치인이 자신을 위해 싸운다. 상대를 공격하고,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 그 과정에서 삭발도 하나의 정치적 이벤트가 되곤 한다.
국민은 묻는다.
"국민을 위해 머리를 깎은 정치인은 어디 있는가?"
보수든 진보든 마찬가지다.
무너진 보수를 다시 세우기 위해.
분열된 진보를 바로 세우기 위해.
좌우를 떠나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청년들이 희망을 잃지 않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인들이 존엄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그런 가치 앞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결단하는 정치인을 보고 싶다는 것이다.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인간을 목적 그 자체로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을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오늘날 정치는 국민을 목적이 아닌 표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선거 때는 주인이었다가 선거가 끝나면 숫자가 되어버리는 현실에 국민은 깊은 피로를 느낀다.
그래서 국민은 단순한 삭발이 아니라 철학을 원한다.
머리카락 몇 가닥을 버리는 용기가 아니라 기득권을 내려놓는 용기.
상대를 미워하는 결기가 아니라 국민을 품는 포용.
권력을 향한 욕망이 아니라 국가를 향한 책임감.
이런 정치인을 보고 싶어 한다.
과거의 위대한 지도자들은 자신의 정치적 미래보다 국가의 미래를 먼저 생각했다. 그들에게 정치는 권력이 아니라 책임이었다. 자리가 아니라 사명이었다.
오늘 대한민국이 필요로 하는 지도자 역시 그런 사람일지 모른다.
당선되기 위해 삭발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국민 통합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정치인.
정당의 승리를 위해 머리를 깎는 정치인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는 정치인.
진영의 박수를 받기 위해 행동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역사의 평가를 두려워하는 정치인.
국민은 이제 화려한 구호에 감동하지 않는다.
거창한 퍼포먼스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국민이 보고 싶은 것은 단 하나다.
"나는 당선보다 나라를 먼저 생각하겠습니다."
그 한마디를 행동으로 증명하는 정치인.
만약 그런 정치인이 있다면,
그의 삭발은 뉴스가 아니라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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