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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덕칼럼] “돈으로 아이를 붙잡을 수 있나”… 강릉시 정책의 불편한 진실

  • #지형덕 기자
  • 입력 2026.03.20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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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억 풀었지만 인구는 늘까”… 강릉 입학준비금, ‘복지인가 정치인가’ 논쟁 확산

강릉시가 입학준비금이라는 이름으로 2억 5천만 원을 풀었다.

표면적으로는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주는 ‘따뜻한 정책’이다.


그러나 질문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이 돈이 과연 도시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가.


지금 대한민국 지방 도시들이 직면한 현실은 단순하지 않다.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키울 도시가 사라지고 있다.


일자리, 교육, 주거, 의료.

이 네 가지가 무너지면, 어떤 지원금도 사람을 붙잡지 못한다.


그런데 강릉시의 이번 정책은 그 본질을 건드리지 않는다.

대신 선택한 방식은 ‘현금성 지원’이다.

정확히 말하면, 지역화폐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소비 유도 정책이다.


물론 효과는 있다.

옷을 사고, 학원을 등록하고, 지역 상점에서 돈이 돈다.

행정은 이를 ‘지역경제 선순환’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자.

이것은 구조가 아니라 순간이다.


한 번 지급된 20만 원, 30만 원이

한 가정의 이주 결정을 바꿀 수 있을까.


답은 이미 전국의 수많은 사례가 말해주고 있다.

“아니오”다.


더 큰 문제는 형평성이다.

입학생 가정에는 돈을 주고, 그렇지 않은 가정은 제외된다.

비슷한 경제적 부담을 가진 시민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선이 그어진다.


복지는 확대됐지만, 공정성은 흔들린다.


또 하나의 질문.

이 정책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아이를 키우는 가정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라는 정치적 메시지를 위한 것인가.


정책은 숫자로 평가된다.

신청자 수, 지급액, 참여율.


하지만 도시의 미래는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 남느냐, 떠나느냐로 결정된다.


강릉시는 지금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보여주기식 복지’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구조를 바꾸는 정책으로 나아갈 것인가.


돈은 쉽게 줄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은 그렇게 쉽게 남지 않는다.


이 단순한 사실을 외면하는 순간,

이 정책은 복지가 아니라 착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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