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해시 건강복지 시조례 제정을 제안한다
글;유영선/ 동해랑유치원 영양사
대한민국은 이미 백세 시대에 들어섰다. 그러나 우리의 지방행정과 복지 정책은 여전히 과거의 시간에 머물러 있다. 특히 시민의 건강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인 식생활 정책은 개인과 가정의 책임으로만 방치돼 왔다. 이는 행정의 공백이며, 지방정부가 반드시 책임져야 할 영역이다.
동해시 동해랑유치원 현직 영양사 유영선 씨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식단을 행정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시 조례 제정을 제안하고 있다. 문제 제기는 현장에서 나왔다. 그리고 그 해법 역시 현장에서 출발한다.
어르신 건강, ‘월 단위 식단 정책’이 필요하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경로당과 노인종합복지관을 이용하는 어르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어르신들의 건강을 지탱하는 체계적인 영양 관리 시스템은 제도화되지 못했다. 그 결과, 식습관 격차는 곧 건강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유 씨는 어르신 건강증진을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을 제안한다.
백세 시대 어르신을 위한 월 단위 표준 건강 식단 개발
해당 식단을 동해소식지와 대한노인회 동해시지부를 통해 각 경로당에 정기 배포
노인종합복지관을 중심으로 한 건강식단 가이드북 제작
이를 뒷받침하는 동해시 조례 제정과 시 유관부처 협업 체계 구축
이는 단순한 정보 제공이 아니다. 지속성과 공공성을 담보하는 행정 시스템의 구축이다. 식단이 복지가 되고, 복지가 정책으로 작동하는 구조다.
아이들 비만, 방치할수록 사회적 비용은 커진다
문제는 어르신 세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관내 28개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비만 문제 또한 심각한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성장기 비만은 단순한 생활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성인기 만성질환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건강 위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 비만 관리는 여전히 가정의 책임으로만 남겨져 있다. 이는 행정의 책임 회피에 가깝다.
유 씨는 관내 학교 영양사들과 협업하는 형태의 학생 비만 예방·퇴치 프로그램을 제안하며, 이를 시 조례로 제정하고 바우처 사업 형태로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핵심은 명확하다.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은 줄이고
예방 중심의 행정은 강화하며
아이들의 건강을 공공의 책임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건강은 선택이 아니라 권리다
지방정부의 역할은 분명하다.
아이가 어떤 가정에서 태어났는지, 어르신이 어떤 경제적 상황에 놓여 있는지에 따라 건강이 갈려서는 안 된다. 건강은 선택이 아니라 권리이며, 이를 보장하는 것이 행정의 책무다.
식단 정책에 시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복지 지출이 아니라 미래 비용을 줄이는 투자다. 예방에 쓰지 않은 예산은 결국 의료비와 사회적 부담으로 돌아온다.
결론: 가장 일상적인 정책이 가장 강력하다
식단은 하루 세 번 반복되는 가장 일상적인 행정이다. 그러나 그 영향력은 의료, 복지, 교육, 재정 전반에 걸쳐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이를 사적인 영역에만 맡겨왔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동해시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사후 치료에 예산을 쓸 것인가,
아니면 예방과 건강증진에 투자할 것인가.
백세 시대를 준비하는 가장 현실적인 정책,
그 출발은 ‘식단의 제도화’다.
동해시가 조례 제정을 통해 이 변화를 선도하길 기대한다.
건강한 아이, 존엄한 노후가 공존하는 도시,
그것이 시민이 바라는 동해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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