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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덕칼럼] 청년도전지원사업, ‘취업 이전의 정책’을 말하다

  • #지형덕 기자
  • 입력 2025.12.17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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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해에서 확인한 청년정책의 방향성

지형덕 | 시사K뉴스


청년정책은 오랫동안 ‘일자리를 얼마나 만들었는가’로 평가돼 왔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선 취업이라는 결과보다 그 지점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더 큰 장벽으로 작용한다. 동해시 청년도전지원센터의 2025년 성과공유회는 바로 이 지점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 자리였다.


청년도전지원사업은 이름 그대로 ‘도전’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도전은 단순한 취업 도전이 아니다. 장기간 구직을 단념했던 청년들이 사회와의 연결을 회복하고, 스스로를 다시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이전 단계의 정책’이다. 이 점에서 이 사업은 고용정책이라기보다 회복 정책에 가깝다.


성과공유회 현장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숫자보다 목소리였다. 참여 청년들은 취업 여부보다, “나 자신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삶의 방향을 처음으로 정리해 봤다”는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이는 청년정책이 그동안 간과해 온 영역—심리적 회복, 자존감 회복, 사회적 관계 복원—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청년정책은 ‘의욕 있는 청년’을 전제로 설계돼 왔다. 그러나 현실의 많은 청년들은 의욕 이전에 소진과 단절 상태에 놓여 있다. 이 상태에서 바로 취업을 요구하는 정책은, 실패를 반복시키거나 다시 탈락시키는 구조로 이어지기 쉽다. 청년도전지원사업의 의미는 바로 이 지점을 정책적으로 인정했다는 데 있다.


동해시의 사례가 주목되는 이유는, 이 사업을 단기 성과 중심으로 운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단순 취업 연계보다 과정 중심의 설계, 그리고 지역 청년의 삶의 리듬을 고려한 운영 방식은 지방 중소도시형 청년정책이 나아갈 하나의 모델을 제시한다.


물론 한계도 분명하다. 청년도전지원사업은 ‘회복의 출발선’을 마련하는 정책이지, 그 이후의 지속 가능한 일자리·주거·관계망까지 책임질 수는 없다. 이 사업이 의미를 가지려면, 지역 일자리 정책·청년 주거 정책·지역 공동체 정책과의 연계가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회복 이후 다시 단절로 돌아갈 위험 역시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점은 하나다.

청년정책은 이제 “얼마나 빨리 취업시켰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무너지지 않게 버텨낼 수 있도록 도왔는가”를 묻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해시 청년도전지원사업은 그 질문을 정책의 언어로 던지고 있다.

청년정책의 방향은 결국 속도가 아니라 지속성이며, 성과는 숫자가 아니라 사람의 변화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이 작은 지역의 현장이 조용히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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