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곳에서는 차를 단순히 마시는 음료로서가 아니라, 관조(觀照)의 정신과 정중동(靜中動)의 미학이 살아 숨 쉬는 예술로 풀어냈다.
- 다기는 장인의 손끝에서 빚어진 시간의 결이 서려 있었고, 그 앞에 선 이들은 말없이 오랜 역사를 감상하듯 고요히 머물렀다.
글 | 지형덕 기자 (시사K뉴스)
서울 강남 한복판, 속도와 효율이 지배하는 도시의 숨결 속에서 잠시 멈춤의 미학이 펼쳐졌다.
2025년 6월 5일부터 나흘간 코엑스 Hall D에서 열리는 제22회 Tea World Festival은 단순한 전시회를 넘어, 차(茶)를 매개로 사람과 자연, 전통과 현재가 교감하는 문화예술의 장이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차 문화 박람회답게, 이곳에서는 차를 단순히 마시는 음료로서가 아니라, 관조(觀照)의 정신과 정중동(靜中動)의 미학이 살아 숨 쉬는 예술로 풀어냈다.
고요한 아름다움이 시작되는 곳, 다기(茶器)의 세계...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관람객을 맞이한 것은 정갈하게 놓인 다기구들..찻잔, 주전자, 다반 등은 단지 도구가 아니라 차의 철학을 담는 그릇이었다.
유리 진열장,그리고 매대에 전시된 다기는 장인의 손끝에서 빚어진 시간의 결이 서려 있었고, 그 앞에 선 이들은 말없이 오랜 역사를 감상하듯 고요히 머물렀다.
다례(茶禮) 에서 말하는 ‘형(形)은 기(器)를 낳고, 기는 도(道)를 따른다’는 원칙이 이곳에 구현되고 있었다.
세계의 향기, 차 한 모금 속의 인문학..
전시장은 동양의 녹차, 유럽의 허브티, 중동의 홍차에 이르기까지 각국의 차들이 향기를 피우고 있었다.
차(茶) 관련 참가 회사들과 단체들의 부스를 돌며 한 모금씩 음미할 때마다, 원산지 나라의 기후와 토양, 역사와 철학이 함께 입 안에 스며들었다.
올해 테마는 ‘전통과 현대의 공존’...
고서 속에서 꺼낸 듯한 깊이의 전통차는 물론, 젊은 블렌딩 작가들이 선보인 현대적 감각의 티(TEA)도 함께 소개되어, 과거와 미래의 대화가 이어졌다.
차(茶) 는 시대의 취향을 담는 그릇이자, 시대를 초월한 본질의 언어였다.
그런 한편 동해 예우다례원의 고복순 원장은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다례 문화"가 현대 감성의 트렌디한 다도로 변화되어 아쉬움이 크다며 "박람회에 좀 더 고유 전통 다례"가 일반인들과 외국인들에게 소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화(茶花), 한 잔의 찻자리 위에 피어나는 무언의 시..
차(茶)와 꽃은 모두 순환과 기다림의 미학을 공유한다.전시회 한편에 마련된 다화 시연 부스에는 계절의 숨결을 담은 꽃들이 조용히 찻자리에 내려앉고, 차를 따르는 손길 하나하나에서 무형의 예술이 흘러나왔다.
관람객들은 숨을 죽인 채, 그 고요 속의 감동을 함께 마셨다.
차(茶) 시연과 품평 시간에는 각 다도 단체 대표들이 직접 차를 선보이고, 그 향과 맛에 깃든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는 곧 ‘차를 마신다’는 단순한 행위 너머, 공간을 정돈하고, 마음을 다스리며, 타인을 존중하는 삶의 자세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다례 정신의 실천...지역과 세대의 차문화 홍보전...
다례(茶禮) 단체들의 홍보 부스는 차를 둘러싼 철학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장이었다.
강원도의 청정 찻잎으로 만든 힐링 티 체험존, 전남 지역의 전통 의례 시연, 서울 젊은 차 모임의 미니멀한 공간 연출 등은 차와 공간, 사람의 조화가 어떻게 다채롭게 펼쳐질 수 있는지를 말없이 증명했다.
이 홍보전은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차를 통한 공존과 연대의 무대로 완성됐다.
누가 더 좋은 차를 가졌느냐보다, 차를 어떻게 삶 속에 녹여내고 있느냐가 중요한 가치로 떠올랐다.
마무리하며..찻잔에 담긴 철학, 여운이 된 하루...
이 축제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찻잔 너머로 마주한 대화와 여운에 있었다.
입 안을 감도는 은은한 향, 시선 끝에서 멈춰 선 다기의 곡선, 침묵 속에 흐르는 마음의 정리는, 바쁜 도시인의 일상에 잠시 내려앉은 고요한 사색의 순간이었다.
입 안을 감도는 은은한 향, 시선 끝에서 멈춰 선 다기의 곡선, 침묵 속에 흐르는 마음의 정리는, 바쁜 도시인의 일상에 잠시 내려앉은 고요한 사색의 순간이었다.
차(茶) 는 단지 음료가 아니다. 그것은 자신과 타인을 마주하는 예의이자, 자연과 삶을 대하는 태도이다.
티월드 페스티벌은 단순한 박람회를 넘어, 현대 사회 속에 잊힌 쉼표와 경건함을 되새기는 시간으로 남았다.
다가오는 여름, 당신도 잠시 멈춰 차 한 잔의 여유 속에서 삶의 결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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