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지형덕/시사k뉴스 기자
감사원 감사를 거부하고, 내부 자정 능력을 상실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무능과 부패가 또다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번 조기대선의 투표 과정에서 벌어진 사태는 결코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
이는 반복된 부정과 조작 의혹이 시스템으로 굳어졌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며, 국민주권의 심각한 침탈, 나아가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다.
이번 사전투표율은 34.74%에 달했다. 수많은 국민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지만, 그 결과는 참담하다.
용인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이름이 이미 기재된 투표용지를 유권자가 받아들었고, 대치2동 사전투표소 종사원이 남편의 대리투표를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전국 3,568개 투표소에서 이런 일이 한두 건만 있었겠는가? 상상조차 하기 싫은 규모의 부정이 도사리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서대문구에서는 투표용지가 외부로 반출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밥먹고 와 투표할 때 확인하는 절차도 없었다.누군가 이를 칼라복사해 투표함에 대량으로 넣었다면, 그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3년 전 소위 '소쿠리 투표' 사건 이후에도 선관위는 달라진 것이 없었다. 아니, 달라지기는커녕 더욱 무능해졌다는 것이 이번 사태로 확인됐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김용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이 뒤늦게 사과했지만, 이 정도의 사과로 국민의 분노를 잠재울 수는 없다.
이번 조기대선의 배경 또한 묵과할 수 없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선포 시도와 선관위 부정선거 의혹 자료 수집은 국민적 저항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법적 처벌로 이어지며 조기대선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비화됐다.
그렇다면 이번 조기대선의 근본적 원인은 부실선거, 부정선거에 있지 않은가? 오히려 당시 계엄선포의 정당성을 되묻게 만드는 형국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국민이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철야농성을 이어가며 "선거 중단"과 "대선 무효"를 외치고 있다. 국민이 이렇게까지 절규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선관위가 스스로 제공한 이유 때문이다.
해결책은 명확하다.
이번 사전투표를 무효화하고, 정당 간 합의 아래 30일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본투표 일자를 새로 정하면 된다. 나아가 본투표 기간을 3일로 확대해 국민의 의사가 왜곡 없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미 해외 사례도 있다. 2016년 오스트리아에서는 선거지연과 투표용지 문제로 주의회 선거를 재투표했고, 2021년 독일 베를린에서는 봉인지 불량 문제로 재선거를 시행했다. 이는 비정상이 아니라, 정상 국가의 상식적인 대응이다.
우리에게도 3·15 부정선거라는 뼈아픈 교훈이 있다. 국민의 주권은 결코 가볍게 다루어져서는 안 된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번 조기대선의 부정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함께, 사전투표 무효화 및 본투표 재실시라는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
국민주권을 되찾는 첫걸음은 바로 지금, 이 결단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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