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계청의 ‘2024년 국내 신규 박사 학위 취득 자 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1만442명 중 29.6%가 무직 상태였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고용 한파가 지속되면서, 이제는 석사 졸업생 뿐만 아니라 박사 학위자 들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사설] 박사 학위, 꿈의 끝인가? 현실의 벽인가?
대한민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는다는 것은 오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끝에 학문의 최고 경지에 도달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통계는 그 빛나는 성취 뒤에 가려진 어두운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박사 학위를 받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이들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통계청의 ‘2024년 국내 신규 박사 학위 취득 자 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1만442명 중 29.6%가 무직 상태였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고용 한파가 지속되면서, 이제는 석사 졸업생 뿐만 아니라 박사 학위자 들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특히 30세 미만 박사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박사 학위를 받은 30세 미만 응답자 중 절반 가까운 47.7%가 무직 상태였다. 젊은 연구자들이 긴 시간 학업에 매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이들에게 적절한 자리를 마련해주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직장’이 아니라, 그들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상과 다르다.
전공 별로 살펴보면, 예술 및 인문학 전공자들의 무직 비율이 40.1%로 가장 높았다. 자연과학, 수학 및 통계학(37.7%), 사회 과학 및 언론·정보학(33.1%)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보건 및 복지(20.9%), 교육(21.7%), 경영·행정 및 법(23.9%) 전공자들은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높았다. 이는 전공에 따라 사회적 수요가 크게 차이 난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설사 취업을 한다고 해도 높은 연봉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조사 결과, 박사 학위 취득 후 취업한 이들 중 27.6%가 연봉 2,000만에서 4,000천만 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4,000만에서 6,000만 원을 받는 이들도 19.8%에 불과했다.
1억 원 이상을 받는 고소득자는 14.4%에 그쳤다.
특히 여성 박사의 경우 연봉 격차가 더욱 컸다. 1억 원 이상을 받는 여성 박사는 7.2%에 불과했지만, 2,000만 원 미만을 받는 비율은 17.3%로 남성(6.6%)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제는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박사 학위자는 사회의 중요한 인적 자원이다. 연구와 학문의 발전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상황에서, 이들이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적절한 일자리와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단순히 박사 학위 취득을 장려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학문이 현실과 단절되지 않고, 학자들이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다.
지형덕 기자
www.sisa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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