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들 "클럽발 코로나 확산 때 '이태원 산다' 말도 못해" 편견 굳어질까 걱정…상인들 "코로나 겨우 이겨냈는데 처참"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를 찾은 시민이 경찰통제선 앞에서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하고 있다.
압사 참사 이후 연일 침울한 분위기의 이태원 주민과 상인들은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한편 '이태원'에 새겨진 상흔을 걱정하고 있었다.
주민들은 2년 전 이태원의 클럽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며 겪었던 차별과 낙인의 경험이 다시금 되풀이되고 있다고 증언했다.
'서울 속의 외국'으로 불리는 이태원은 국내 대표적인 다문화 발상지다. 한국전쟁 직후부터 주한미군을 위한 유흥가로 발전하기 시작해 1990년대 이후엔 이주노동자들이 거주하며 인종·성·종교·계층이 뒤섞였다.
이태원에 7년째 거주 중인 김모(29)씨는 "핼러윈 혹은 지구촌 축제가 열린다는 건 그만큼 이 동네가 다양성을 지향하고 포용력이 있다는 뜻"이라며 "이번 참사로 이태원 이미지가 오로지 유흥의 공간이라고 인식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태원역 인근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김경모(20)씨도 "친구들에게 이태원에 산다고 하면 '거기서 술먹고 뻗으면 외국인이 데려가지 않느냐'고 농담을 한다"며 "성소수자와 외국인이 많다보니 그런 시선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고 느낀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앞으로 사람들은 이태원이라는 공간과 이번 참사를 같이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며 "이태원 주민으로서 참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이태원 거리에 설치된 방역게이트
강씨는 "당시 일부 언론에서 이태원과 게이 클럽을 엮어 기사를 쓰곤 했는데 그건 이태원과 특정 집단을 연결지어 약자성에 대한 편견을 여실히 드러낸다고 봤다"며 "이번 사고도 마찬가지다. 오직 열심히 일하고 유흥은 최소화하는 착실한 삶만 보호받아 마땅하다는 게 우리 사회의 편견"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특히 이번 사고를 두고 SNS에서 퍼진 각종 유언비어로 인해 편견과 차별의 시선이 강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영어강사로 일하며 이태원에 11년째 거주하는 외국 국적의 A씨는 "사고 초기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마약을 했다는 설이 돈 것은 이태원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보여준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이태원은 철없는 사람들이 술과 유흥에 빠져 사는 곳이라는 편견이 조장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이번 참사를 부를 때 '이태원'을 붙이는 관행적 표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코로나19도 처음엔 '우한 폐렴'으로 부르다가 특정 지역에 대한 '낙인 찍기'가 우려돼 쓰지 않기로 하지 않았나"라며 "이태원에 대한 편견이 확산될 수 있으니 이번 참사에 대한 표기도 우리 사회가 재고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촬영 이승연]
국가애도기간이 끝나고 지난 6일 찾아간 이태원은 북적이고 활기찼던 핼러윈 열기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적막만 남았다.
상인들은 생계를 위해 조심스레 가게 문을 열었지만 처참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노래방을 운영하는 A씨는 울상을 지으며 "손님도 안 받고 문만 열어놨다. 가슴이 너무 아프고 참담하다"며 "문을 열면 뭐하나 싶다. 가게를 마냥 쉴 수는 없으니 다들 문은 연다더라"고 말했다.
가게를 열어놓고 게임을 하던 구자훈(53)씨는 "산 사람은 어쩔 수 없으니 장사를 한다. 걱정도 되고 안타깝기도 하고 복잡한 심정"라며 "코로나19 2년 동안 내내 가게에서 혼자 술을 마셨는데 앞으로 한동안 또 그러지 않겠나"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구씨는 "바깥에 걸어다니는 사람이 없다. 젊은 사람들은 아무래도 이태원 찾아오기가 좀 겁나지 않겠나"라며 "걱정되지만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 믿는다"고 했다.
출처:연합뉴스
BEST 뉴스
-
“AI데이터센터 착공 준비와 지역상생, 함께 추진해야”
(사)동해미래발전시민위원회(이사장 이대희, 이하 ‘동발위’) 산하 ‘미래산업특별위원회’(집행위원장 지형덕, 이하 ‘미래산업특위’)는 동해 AI데이터센터 조성사업과 관련해 “착공 준비와 함께 지역기업 참여, 인재육성, 주민 소통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래산업특위’는 대... -
동해시, 반려동물 광견병 무료 예방접종 실시… 10월 12일부터 23일까지
동해시는 반려동물의 광견병 발생을 예방하고 시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10월 12일부터 10월 23일까지 하반기 광견병 백신 무료 접종을 실시한다. 광견병은 사람에게도 전염되는 치사율이 높은 인수공통전염병으로, 지난해 접종을 완료했더라도 매년 보강접종을 해야 한다. 접종대상은 생후 3개월 이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