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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덕 칼럼] 데이터센터 착공만 서두를 것인가…동해 청소년의 배움부터 시작하자

  • #지형덕 기자
  • 입력 2026.10.25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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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7년 ‘동해형 미래산업 아카데미’ 시범 운영 제안…데이터센터·수소 기초교육으로 시작해 2028학년도 정규교육 도입 검토해야

[Jee Hyung-duk’s Column] As Donghae Prepares to Build Data Centers, It Must Start Preparing Its Young People

 

A proposed Donghae Future Industry Academy could pilot foundational data center and hydrogen education in 2027, paving the way for formal school programs from 2028, subject to approval and readiness.


지형덕 | 시사K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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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에 새로운 산업이 들어온다는 소식이 이어진다. AI데이터센터와 수소산업을 이야기하고, 지역의 미래 성장 동력을 강조한다. 그러나 산업시설의 추진 일정만큼 분명하게 들리지 않는 일정이 있다. 지역 학생들이 그 산업을 배우기 시작할 날짜다.


시설은 준비하면서 사람을 준비하는 일은 뒤로 미뤄서는 안 된다. 완공을 앞두고 전문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한다면, 지역 학생에게는 이미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진 뒤일 수 있다.


동해시와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지금 교육의 출발선을 만들어야 한다. 정식 학과 개편에 시간이 필요하다면, 먼저 가능한 교육부터 시작하면 된다.


필자는 2027년 ‘동해형 미래산업 아카데미’를 시범 운영하고, 그 성과와 산업 수요를 검토해 2028학년도 정규 교육과정 또는 관련 학과 도입으로 이어가는 방안을 제안한다.


장소는 동해상업고등학교를 비롯해 활용 가능한 교실과 실습공간을 보유한 학교에서 검토할 수 있다. 기존 수업을 존중하고 학생·학부모·교직원 의견을 들으면서, 학교와 교육청이 적절한 운영 방식을 함께 찾자는 것이다.


학과 개편 절차를 건너뛰자는 주장이 아니다. 정식 교육을 준비하는 기간에도 학생에게 산업을 이해하고 진로를 탐색할 기회를 주자는 제안이다.


학교의 가능성을 지역산업의 변화와 연결하자


동해상고는 부사관경영과·광고디자인과·금융회계과를 운영하고 있다. 새로운 교육 방향을 논의할 때 기존 학과와 학생들의 성과를 낮춰 평가할 이유는 없다. 학교가 가진 강점을 바탕으로 다음 기회를 넓혀야 한다.


산업시설에는 전기와 기계 기술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구매·회계·물류·자산관리·문서관리 등 다양한 업무가 연결된다. 기존 상업교육의 강점을 활용하면서 디지털 역량과 산업 이해를 더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전기·기계·계측·제어 등 새로운 기술교육은 전문교원과 실습환경이 필요하다. 다른 직업계고와 대학, 전문교육기관의 협력을 통해 부족한 기반을 보완하는 방법도 살펴야 한다.


태백기계공고의 한국항공고 전환은 참고할 사례다. 강원교육청은 재구조화 이후 한국항공고의 신입생 충원율이 크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역 학교가 산업 변화에 맞춰 교육의 방향과 여건을 함께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학교 이름이나 학과 명칭을 바꾸는 것만으로 성과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무엇을 가르칠지, 누가 가르칠지, 학생이 이후 어디로 진학하고 취업할지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2027년에는 기초부터, 2028년에는 준비된 교육으로


아카데미의 첫 목표는 학생에게 미래산업의 실제 모습을 알려주는 것이다. 처음부터 고도의 전문인력을 단기간에 양성하겠다는 약속을 내세울 필요는 없다.


공통과정으로 수학·과학 기초, 디지털 활용, 전기·기계 원리, 기술문서 이해와 산업안전을 가르칠 수 있다. 그 위에 데이터센터와 수소에너지의 입문과정을 나누어 구성하는 방안이다.


데이터센터 과정에서는 서버와 네트워크, 전력과 냉각설비, 운영 업무의 기본을 배운다. 시설을 개발하는 회사와 운영사, 서버를 사용하는 고객의 역할이 어떻게 다른지도 알려줘야 한다. 학생이 어떤 회사의 어떤 직무를 목표로 할지 이해하는 데 필요한 내용이다.


수소에너지 과정에서는 수소의 특성과 생산·저장·운송·활용의 흐름, 설비와 안전의 기초를 다룰 수 있다. 초기에는 모형과 시뮬레이션 등 안전한 교육방식을 검토하고, 실제 설비를 다루는 실습은 전문시설과 지도체계를 갖춘 뒤 설계해야 한다.


두 분야는 연결되는 기초역량이 있지만 서로 다른 산업이다. 하나의 유행하는 학과 이름으로 묶기보다, 공통 기초와 분야별 전문성을 구분해 교육해야 한다.


방과후·주말·방학 과정 등 학교와 교육청이 운영할 수 있는 방식부터 검토하면 된다. 정규 수업과 충돌하지 않도록 하고, 통학과 비용 때문에 참여를 포기하는 학생이 없도록 지원도 살펴야 한다.


GS에는 필요한 직무를, 행정에는 실행 조건을 요구해야 한다


기업의 참여는 장학금이나 교육비 지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GS와 향후 데이터센터 운영사, 수소 관련 기업은 필요한 직무와 역량을 설명해야 한다.


고졸 인력이 진입할 수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 어떤 자격과 실습 경험이 필요한가. 경력자를 요구하는 직무와 교육을 통해 도전할 수 있는 직무는 어떻게 다른가. 채용은 어느 회사에서 언제 진행하는가.


이러한 정보가 있어야 학교는 교육을 설계하고 학생은 진로를 판단할 수 있다. 아직 운영사나 인력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면 그 상태를 설명하고, 수요를 확인할 일정부터 제시해야 한다.


교육과정은 특정 기업 한 곳의 사업에만 기대서도 안 된다. 사업이 늦어지거나 채용 수요가 달라져도 다른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초역량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진학을 통해 전문성을 더 쌓을 경로도 열어둬야 한다.


학생의 미래를 기업의 홍보 일정에 맞출 수는 없다. 기업의 수요를 확인하되, 교육은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을 넓히는 방향으로 설계해야 한다.


동해시와 강원도는 산업인력 수요와 교육지원 방안을 연결하고, 교육청과 학교는 교육과정·교원·시설·학생 보호를 검토해야 한다. 기업은 직무 정보와 강사, 교육장비, 안전한 현장 경험 등에 어떻게 참여할지 협의해야 한다.


시장이 먼저 협의의 문을 열어야 한다


이 구상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첫 조치는 거창한 선언이 아니다. 동해상고와 교육청, 강원도, GS 및 관련 기업이 참여하는 실무협의다.


동해시장은 교육청에 협의를 요청하고, 시가 파악한 산업계획과 인력 수요를 공유해야 한다. 교육청은 2027년 시범교육으로 가능한 범위와 정규교육 도입에 필요한 절차를 안내해야 한다.


협의에서는 교육 수요조사, 공간과 강사 확보, 예산분담, 운영 책임, 학생 안전, 성과평가 방법을 정해야 한다. 시민단체와 지역 교육계는 학생·학부모의 의견을 모으고 공론화를 돕는 역할을 할 수 있다.


2028학년도 정규교육 도입은 목표다. 승인과 교원·시설 확보, 학생 모집 등의 준비가 완료돼야 한다. 목표를 성급하게 확정된 약속으로 발표해서는 안 되지만, 검토가 필요하다는 말만 반복하며 출발을 늦춰서도 안 된다.


2027년 시범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관심과 학습 성과, 기업의 실제 참여 수준을 확인하면 다음 단계의 판단 근거도 쌓을 수 있다.


인재육성의 첫 성과는 ‘배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데이터센터가 들어오면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는 말만으로 학생은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 필요한 직무를 알고, 기초를 배우고, 현장을 이해하고, 진학과 취업의 경로를 확인할 기회가 있어야 한다.


교육을 수료했다고 취업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 사실을 솔직하게 설명하면서도 도전할 수 있는 역량과 선택지를 넓혀주는 것이 지역 인재육성의 책임이다.


“완공되면 사람을 찾겠다”는 순서에서 “완공 전에 지역 학생이 준비하도록 돕겠다”는 순서로 바뀌어야 한다.


동해시와 강원교육청, 강원도와 GS는 함께 검토하기 바란다. 2027년에는 배움을 시작하고, 준비와 검증을 거쳐 2028학년도 정규교육으로 이어가는 길을 열자.


산업시설의 착공이 동해의 투자라면, 지역 학생의 첫 수업은 동해의 미래에 대한 투자다. 두 일정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 ‘동해형 미래산업 아카데미’와 2027·2028년 추진 일정은 필자의 정책 제안이며, 관계기관이 확정한 사업이 아니다. 정규 교육과정 및 학과 개편은 학교 구성원 의견 수렴과 교육청의 관련 절차, 교원·시설·예산 확보를 전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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